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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수용
  • 신수용 등록일(수정) : 2024-02-26 11:20:09
  • [모바일] [기자대담] ROM 세계관 속 숨겨진 이야기! ... “사실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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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ungryapp.co.kr/news/news_view.php?durl=YmNvZGU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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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 스토리 말인데요. 느낌이 좀 싸하지 않나요? 파면 팔 수록 승자에 의해서 왜곡된 역사의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요.”

오는 2월 27일,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이하 ROM)의 글로벌 동시 서비스가 시작된다. 정식 서비스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 이 기사는 출시를 기다리며 정보를 정리하던 한 기자의 뜬금없는 발언에서 시작됐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스토리에 대한 취급은 그리 좋지 않다. ‘MMORPG의 스토리는 스킵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평가가 공공연히 돌아다니는 데다, 실제로 다른 콘텐츠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공을 덜 들이는 부분이기도 하니까. 이렇게 말하는 필자도 MMORPG에서 스토리는 스킵해 버리는 부류의 유저 중 한 명이며, 같은 이유에서 ROM도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필자가 본 ROM의 스토리는 흔하디 흔한 판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서 ‘왜곡된 역사’라는 키워드가 튀어나온 걸까? 그래서 헝그리앱 기자들과 함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진호 기자
게임의 설정을 파고드는 걸 좋아하는 자칭 설정 덕후. 리니지의 설정이 궁금해서 원작 순정만화를 찾아본 적도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이렇게 될 줄은 몰라서 당황하는 중.
김지훈 기자
클리셰를 뒤집는 전개를 좋아하는 편. 다만 최근 몇년간 MMORPG에서 스토리를 읽어본 적은 없다. 본인 왈 ‘스토리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데 요즘에는 그런 MMORPG가 없다’고…
박영진 기자
생각해 보면 옛날 MMORPG도 스토리의 비중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1세대 MMORPG는 퀘스트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 주력으로 미는 게 아니라면 굳이 스토리의 비중이 낮은 게 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진호 : 아니, 이게 이렇게까지 할 주제는 아닌 것 같은데 다들 왜 이러세요. 되게 부담스럽네. 게임 설정 같은 거 연구하는 걸 좋아해서 적당히 살펴보다가 농담처럼 툭 던진 말이었는데.


김지훈 : 기삿거리 나오면 좋죠, 뭐. 판단은 우리가 할 테니까 이야기나 들려줘보세요. 우리가 봤을 땐 그저 그런 양산형 판타지 스토리였거든요. 그래서 한번 슥 훑어본 뒤에는 그냥 관심을 끊었어요. 어차피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도 아니고.


유진호 :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ROM의 기본 스토리만 먼저 대충 짚고 넘어갈게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건 ‘에린도르’라는 차원의 인간들입니다. 얘네들이 무슨 외계인들처럼 굉장히 뛰어난 마법 기술을 갖고 있나 봐요. 그걸 이용해서 다른 차원을 탐색하던 중에 같은 지성체가 살고 있는 ‘칼데라스’라는 차원을 발견했고요.

그런데 마침 칼데라스는 광룡 ‘드라코니르’한테 침략을 받고 있었어요. 에린도르인들은 광룡에게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차원문’을 열고 칼데라스로 향했고, 에린도르의 전사 베를린드가 드라코니르의 심장을 봉인하면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여기까지가 발단이에요.


▲ 에린도르인들이 칼데라스를 돕기 위해 ‘차원의 문’을 열고 넘어왔다.

▲ 어쨌건 나쁜 놈을 물리치고 봉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는데…


박영진 : 여기서 뭐 애들이 뒤통수를 치기라도 했던가? 그런 내용은 못 본것 같은데.

내가 기억하는 건 베를린드가 칼데라스의 황제가 되고, 에린도르인들이 칼데라스에 마법을 비롯한 지식을 전수해 줬고, 그 뒤에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 까진데, 대충 여기까지만 보고 “아, 이거도 뭐 태초에 천족과 마족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거랑 별 차이 없네.” 라고 생각해서 그 뒤는 다 넘겼지.


유진호 : 네, 거기까진 맞아요. 그 위기라는게 다른 차원에서 마왕군이 침공해온 거고요. 근데 베를린드가 이 마왕군을 못 막아서, 결국 봉인했던 드라코니르를 다시 불러내서 마왕군과 싸우게 만들었죠.


김지훈 : 이겼어요?


유진호 : 이겼어요.


김지훈 : 드라코니르는요?


유진호 : 다시 봉인됐어요.


박영진 : 뭐야? 사법거래같은거 한 게 아니라 그냥 노예로 부린 거였어? 어쨌건 간에 자기네들 구해준 건데 일 끝나니까 다시 봉인하네? 근데 지네들도 못 이긴 마왕군을 이겼는데, 드라코니르는 또 어떻게 봉인했대? 얘가 더 센 거 아냐?


유진호 : 마왕군이랑 싸우다가 큰 상처를 입었다네요. 그 틈을 타서 봉인했나 보죠. 근데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2대 황제한테는 다섯 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황제의 자리를 막내한테 물려줘 버린 거예요.

당연히 다른 형제들이 반란을 일으켰고요. 그런데 반란이 실패할 것 같으니까 마물들한테 까지 손을 벌렸죠. 마물의 여왕 릴리아와 손을 잡았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다른 차원 이야기가 없는 걸 봐선 원래 칼데라스에 있던 애들인 것 같네요.


▲ 어찌어찌 마왕의 침공까지는 막아내긴 했는데

▲ 황제의 자리를 놓고 인간들끼리 싸우기 시작했고, 결국 마물과도 손을 잡고 만다.


김지훈 : 그래. 요즘 나오는 웹소설이나 판타지 소설 같은 거 보면 결국 재앙은 인간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더라고요. 용사가 마왕을 처치하고 돌아왔더니, 그 용사를 통수쳐서 흑화하게 만드는 케이스가 많던데.


박영진 : 황제가 멍청했네. 막내한테 자리 주기 전에 서열 정리를 먼저 하든가 했어야지.


유진호 : 반란군에 마물들까지 합류하니까 막내 쪽이 밀리기 시작했죠. 막내는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서 봉인된 드라코니르의 심장을 찾아 나섰다가 실종돼 버렸고요. 여튼 ‘갑자기 황제가 사라진 탓에 칼데라스에는 혼돈이 찾아왔다’라는 것 까지가 공개된 세계관입니다.


김지훈 : 나머지 형제들은? 걔네들이 원하는 게 황제 아니었어요? 자리가 비었으면 지들이 차지하면 되는 거 아닌가?


박영진 : 황제 자리 놓고 남은 놈들끼리 싸우다가 마물한테 뒤통수 맞거나 했겠지 뭐. 하여튼 인간이 제일 문제야, 인간이.


유진호 : 아무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세계관이랑 지도, 그리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세계관 트레일러랑 영상을 보니까 뭔가 느낌이 싸해서 내용을 좀 정리해 봤거든요. 그렇게 내린 결론이 ‘승자에 의해 왜곡된 역사’라는 것이었고요.

애초에 에린도르인들이 칼데라스로 넘어간 것부터가 문제였어요. 얘네들이 칼데라스인들을 돕겠답시고 차원의 문을 열었잖아요? 근데 마왕은 이 차원의 문 틈새로 칼데라스에 넘어온 겁니다. 그러니까 차원의 문을 안 열었으면 마왕이 올 일도 없었던 거예요.


▲ 마왕은 에린도르인들이 연 차원의 문 틈으로 칼데라스를 침공한 것.
애초에 문을 안 열었으면 마왕도 못 들어왔다.


김지훈 : 근데 에린도르인들이 안 왔으면 어차피 드래곤한테 다들 죽는 상황 아니었나요?


유진호 : 그게 중요합니다. 제가 왜곡된 역사라는 생각을 한 결정적인 이유가 드라코니르거든요. 전제를 뒤집어서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정말 드라코니르가 칼데라스를 침략하고 있었을까?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오히려 에린도르 인들이 침략자였다면? 애초에 다른 차원을 탐색했다는 것 자체가 침략을 위한 것 아니었을까?


김지훈 : 그것도 한때 유행했던 클리셰죠.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전쟁 혹은 모종의 이유로 세계가 황폐해져서 신천지를 찾아 떠난다는 거.


박영진 : 너무 간 거 아냐?


유진호 : 여기 지도를 보면 오른쪽 위에 드라카스가 있죠? 여기가 베를린드와 드라코니르가 싸웠던 장소인데, 크기가 월드 전체의 1/5도 안 돼요 이 지역은 좀 황폐화됐는데, 산맥 너머로는 전혀 그런 흔적이 없는 걸 보면 전투의 여파가 딱 요만큼이었다는 말이겠죠.

근데 드라코니르가 마왕이랑 싸울 때는 대륙의 절반이 잿더미가 됐다고 했거든요? 심지어 베를린드가 못 이겼던 마왕을 드라코니르는 이겼어요. 파워 밸런스를 생각해 보면 드라코니르가 베를린드한테 봉인당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드라코니르가 베를린드랑 싸울 때 좀 봐줬다는 뜻이에요. 심지어 자기를 봉인한 상태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 도와줬다? 이건 상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애초에 드라코니르는 칼데라스를 침략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원주민이었고, 딱히 칼데라스 인들을 괴롭히던 것도 아니지 않았을까?


김지훈 : 하긴, 영웅도 못이긴 마왕을 죽일 정도로 강하니까, 애초에 침략할 생각이었다면 에린도르인들이 오기 전에 끝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보니 일러스트도 딱히 나쁜 놈 처럼 보이진 않고.


▲ 드라코니르가 칼데라스를 폐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 실제 활동 범위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심지어 폐허로 만든 것도 아니다.


박영진 : 그러니까 드라코니르는 그냥 자기 집을 지키려고 싸운 거고, 진짜 나쁜 놈은 에린도르인들이라는 건가? 마왕이랑 싸운 거도 같은 이유고? 봉인당한 건 기분 나쁘지만 가만 내버려두면 자기 집까지 개판될 것 같으니까?


유진호 : 발생한 사건들만 보면 딱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요. 드라코니르가 애초에 침략자가 아니었다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다시 살펴보면, 칼데라스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모조리 다 에린도르인들이 원인이거든요. 마왕, 반란, 마물 등등.


김지훈 : 마왕은?


유진호 : 에린도르인들이 연 차원문의 틈새로 침입한거죠. 차원문이 없었으면 못 들어왔겠죠? 지가 차원문 열 수 있었으면 열고 들어오면 됐을 텐데 굳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걸 보면 마왕은 차원문 못 열어요.


김지훈 : 반란은? 


유진호 : 초대 황제가 에린도르인이었으니 그 후손들도 같은 핏줄이죠. 거기다 반란이 일어난 원인 자체가 황제가 아무런 준비 없이 막내한테 자리를 물려준 것 때문이기도 하고요.


김지훈 : 마물이랑 손 잡은것도 그 후손들이니까 이쪽도 원인은 에린도르인이네.


박영진 : 황제가 드라코니르의 심장 찾겠답시고 자리 비운 것도 문제지. 왜 그걸 지가 직접 찾으러 가. 황제라는 게 그런 자리가 아닌데. 그래서 칼데라스가 혼돈의 카오스가 되어버렸으니, 이쪽도 결국 원인은 에린도르인이구만. 개판이네 개판이야.


유진호 : 거기다 드라코니르는 오히려 사건을 해결하는 쪽이에요. 마왕을 처리해 줬잖아요? 그리고 황제도 드라코니르의 심장을 찾으러 갔다가 행방불명이 됐으니, 드라코니르가 있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한 걸 테고요. 이거 암만 봐도 드라코니르가 해결사 포지션 아닌가요?


▲ 하나 뿐인 황제가 자리를 비우니 나라가 개판이 되는 건 당연한 일.
결국 칼데라스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의 원인은 에린도르인이었다.

▲ 드라코니르는 마왕을 처치하면서 오히려 문제를 해결해준 쪽이다.


김지훈 : 그러네. 지들이 봉인해 놓고 뭔 일만 터졌다 하면 드라코니르를 찾네요.


박영진 : 하여튼 인간이 문제야 인간이.


김지훈 : 드라코니르는 그걸 또 도와주고 있고. 원한 같은 것도 없나? 아니면 일부러 봉인 당해 준 건가? 암만 봐도 드라코니르쪽이 훨씬 강한데 봉인 당한 것도 있고, 도움 요청했을 때 순순히 들어준 것도 있고…


유진호 : 아니면 방심했는지도요. 여기 지명이 드라카스인걸 보면 아마 이쪽이 드라코니르의 영역이었던 것 같은데, 지도를 보면 드라카스 지역 내에서도 전투의 여파가 보이는 곳은 대략 1/3 정도뿐이에요.

마왕이랑 싸웠을 때 대륙의 절반 정도가 불탔다고 했으니까, 드라코니르가 진심으로 베를린드랑 싸웠으면 이 정도 선에서 끝날 리가 없거든요. 이건 분명 힘 조절한 거예요.


박영진 : 진짜로 싸우면 칼데라스에 피해가 커지니까 힘을 빼고 싸웠는데 그러다가 봉인당해 버린건가? 아니면 에린도르인들이 칼데라스인들을 인질로 붙잡고 협박했다거나?


김지훈 : 그럼 아예 드라코니르쪽이 착한 놈이 되어버리는데요? ‘갑자기 차원을 넘어서 나타난 침략자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던 착한 드래곤을 마구 때리고 봉인했어요.’하는 상황인데 이건.


유진호 : 네, 그게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원인입니다. 세계관 소개에서 드라코니르의 이름이 여러 번 나오는데, 최초에 에린도르인들의 입장에서 기술된 내용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받는 쪽이에요.


김지훈 : 그럼 드라코니르는 광룡이 아니라 수호룡이군요. 되게 좋은 녀석이잖아? 한 번 봉인당해서 원한이 있을 법도 한데 그러고도 칼데라스를 지켜주기도 했고.


유진호 : 자, 이 사진 다시 한 번 보시죠. 정말 수호룡같지 않습니까?


▲ 아무리 봐도 세계를 불태우려 한 미친 드래곤처럼 보이진 않는다.


박영진 : 그래서 유진호 기자가 그런 말을 한 거였구만. 그러면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이 세계관 설명은 승자인 에린도르인들에 의해서 날조된 역사인 셈인가? 자기네들이 침략군이 아니라 해방군이라고 어필해야 칼데라스인들의 시선이 우호적일 테니까.


유진호 : 방해가 되는 드라코니르를 봉인해버리면서, 그걸 명분으로 삼아서 황제의 자리에 올랐고요. ‘얘는 원래 나쁜놈이었는데 우리가 처리했습니다.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면서 선동했겠죠.


김지훈 : 드라코니르가 GOAT네. 일러 다시보니까 되게 멋져보이네요.


박영진 : 사실 드라코니르는 칼데라스를 지키는 수호룡이거나 혹은 사람들이랑은 명확하게 영역을 구분해서 조용히 살아가던 용이었던 거고, 역으로 에린도르인들이 차원을 넘어서 칼데라스를 침공해왔고 그 수장이 초대 황제가 되었다는 거지?

칼데라스인들 입장에서는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기술 전수도 해주고 더 먹고살기 좋게 만들어주니까 당연히 환영했을 테고, 그렇게 이미지 세탁이 되니까 에린도르인이 당당히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거고.


김지훈 : 그리고 드라코니르는 봉인당한 원한이 있긴 하지만, 차마 칼데라스가 마왕한테 점령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어서 도와준 거고.


유진호 : 그걸 에린도르인들은 다시 봉인해버린 거고요.


박영진 : 그래놓고 또다시 도움을 요청하려 하고 있고. 결과적으로는 황제가 행방불명 되긴 했지만, 이건 드라코니르가 황제를 잡아먹었다고 해도 봐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지훈 : …인간이 미안하다.


박영진 : 그나저나 재주도 좋네. 공개된 건 몇 글자 안 되는데 그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뒤집어서 생각할 수가 있구나.


유진호 : 그냥 설정 덕후라서 그렇습니다만… 근데 진짜 농담으로 한 얘긴데 이거 기사로 나가는 건가요? 스토리상에 ‘이런 반전이 있었다’ 같은 식으로 분석한 것도 아니고,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제 망상일 뿐인데요.


김지훈 : 재밌으면 됐죠 뭐. 약간 그럴싸하기도 했고요.


박영진 : 근데 드라코니르가 생명수 아래에서 잠든 일러스트를 보면 아예 가능성이 없어보이진 않을듯? 진짜 너무 착해보이게 그려놨어. 누가 이걸 보고 세계를 불태우려고 한 미치광이 드래곤이라고 생각하겠냐. 오히려 이 세계의 수호신이라고 하는 게 더 그럴싸하겠다.


▲ 다시 보고 또 봐도 절대 나쁜 놈의 비주얼은 아니다.


유진호 :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진짜 그렇다면 이 기사가 성지가 되는 건가요? 근데 게임 장르 생각하면 스토리에 신경 쓰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 같긴 합니다.


김지훈 : 하긴, 당장 저희도 스토리는 별로 신경 안 쓰고 있었으니까요. 스토리는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의미가 없죠. 그냥 텍스트만 좍 나열해두는 걸로는 사람들이 안 읽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진짜 대단하긴 했어요. 스토리를 보여주는 별도의 연출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단지 흥미로운 내용만으로 그 긴 텍스트를 읽게 만들었으니까요. 물론 이건 극히 예외중의 예외고 보통은 그냥 스킵해버리죠.

요즘에는 퀘스트를 대화 형식으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라 연출 면에서는 더 유리하긴 한데, 대신 내용이 진부하고 재미없는 경우가 많아서 잘 안 읽히는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박영진 : 뭐, 이런 식으로라도 스토리에 흥미를 가져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거지. 근데 나도 MMORPG에서 스토리는 크게 안 찾아보는 스타일이긴 해. 딱히 그게 약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애초에 한국 1세대 MMORPG인 리니지나 뮤 같은 게임은 퀘스트조차 없었는데 뭐.

스토리를 주력 콘텐츠로 미는 게임이 스토리가 재미 없으면 문제겠지만, 스토리의 비중이 낮은 게임이 스토리가 재미 없는 건 별로 상관 없지. 어차피 안 볼 거니까.


유진호 : 개발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언가 하나를 포기해야 된다면 저도 MMORPG에서는 스토리를 포기할 것 같긴해요. 다 잘 만들면 좋긴 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과 타협을 해야 하니까요.


김지훈 : 아무튼 기사거리 하나 생겨서 좋네. 다음에 또 이런거 있으면 이야기 한 번 해보죠.


유진호 : 안 할겁니다!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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